분리된 마요네즈 복구하기, 유화를 다시 세우면 산다

휘젓다 보면 되직하고 뽀얗게 윤이 나며 뭉치기 시작하다가, 한순간에 그릇 전체가 기름지고 몽글몽글해지면서 가장자리로 기름이 고인다. 멀쩡한 기름과 달걀 한 통을 통째로 버린 기분이 드는데, 정말 버려야 하는 걸까.
마요네즈는 사실 섞인 게 아니다
기름과 물은 가만 두면 저절로 갈라진다. 둘을 붙어 있게 하려면 특정한 짜임이 필요하다.
유화(에멀션)는 물에 분산된 기름 방울처럼 한 액체가 다른 액체에 안정적으로 분산된 상태다.1
마요네즈가 바로 그 짜임이고, 그 짜임을 붙들어 두는 힘은 달걀에서 온다.
마요네즈는 달걀노른자의 레시틴과 단백질로 안정화된 수중유적형 유화물이다.2
노른자에서 온 이 분자들은 기름 방울 하나하나와 둘레의 물이 맞닿는 경계에서 조용히, 쉼 없이 일한다. 기름을 조금씩 저어 넣으면 새 방울마다 얇게 감싸여 이웃과 떨어져 있게 되는데, 좋은 마요네즈가 갈수록 되직하고 뽀얘지는 이유가 이것이다.
레시틴이나 달걀노른자 같은 유화제는 방울을 감싸고 계면장력을 낮춰 유화를 안정시킨다.3
왜 깨지고, 어떻게 되돌리나
마요네즈가 깨질 때는 그 코팅이 감당할 수 없어져 방울들이 다시 하나로 뭉친다. 그럼 무엇이 코팅을 감당 못 하게 만드는 걸까.
유화는 방울이 합쳐질 때 깨지며, 과도한 열, 냉동, 또는 과다한 분산상이 이를 유발할 수 있다.4
집에서 만드는 마요네즈의 흔한 범인은 마지막 경우로, 노른자가 감쌀 수 있는 속도보다 기름을 빨리 부어 한 번에 너무 많이 들어간 것이다. 그러니 해법은 더 세게 젓는 것이 아니라, 기름이 붙잡을 새 표면을 내어 주고 이번에는 천천히 더하는 데 있다.
분리된 마요네즈 복구하기
깨진 통은 버리지 않아도 되는데, 새 바탕 위에 유화를 다시 세우고 갈라진 것을 조금씩 도로 섞어 넣으면 대개 살아난다.
- 기름지거나 몽글해 보이는 순간 기름 붓기를 멈춘다. 지금 기름을 더하면 방울들만 더 뭉친다.
- 깨끗한 그릇에 새 바탕을 만든다. 생노른자 하나, 또는 유화제를 함께 지닌 물이나 머스터드 한 작은술.
- 깨진 혼합물을 그 바탕에 몇 방울씩 휘저어 넣는다. 다음을 넣기 전에 매번 유화되도록 둔다.
- 속도를 느리고 고르게 유지한다. 기름을 서두른 것이 애초에 깨진 이유다.
- 시작 전에 달걀과 기름을 같은 실온으로 맞춘다. 차갑고 온도가 어긋난 재료는 덜 순순히 뭉친다.
- 다시 매끄럽고 되직해지면, 남은 기름을 가늘고 느긋한 줄기로 마저 넣는다. 여기까지 오면 처음부터 다시 만든 것과 구분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