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버터, 왜 고소해지고 언제 불에서 내려야 할까

버터를 조금 오래 녹이면 근사한 일이 벌어지는데,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잦아들고 볶은 헤이즐넛 같은 냄새가 주방을 채우며 팬 바닥에는 갈색 알갱이가 맴돈다. 이것이 브라운 버터, 뵈르 누아제트다. 팬 소스부터 쿠키 반죽까지 요리에 깊이를 더하는 가장 쉬운 길이면서 그만큼 태우기도 쉬운 길인데, 대체 무엇이 갈색으로 변하는 걸까.
실제로 갈변하는 것
버터 한 조각은 겉보기에 고르고 단순해 보이지만, 실은 몇 가지가 한데 섞여 있다.
버터는 약 80퍼센트가 유지방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물과 유고형분이다.1
지방은 대체로 뜨거워지기만 하고 물은 초반의 그 거품에서 끓어 날아가는 동안, 색이 들고 구워지는 쪽은 팬에 남은 유고형분이다. 이 알갱이들은 단백질만 들고 오는 것이 아니다.
우유의 당인 락토스(유당)는 포도당과 갈락토스로 이루어진 이당류다.2
당과 단백질이 꾸준한 열 위에서 나란히 있으면, 토스트를 굽고 고기를 시어링할 때와 똑같은 반응이 잔잔히 끓는 버터 팬 안에서도 돌기 시작한다.
마이야르 반응은 아미노산과 환원당 사이의 갈변 반응으로 수백 가지 향미 화합물을 생성한다.3
그 반응의 한 갈래가 유독 코를 잡아끄는데, 그 냄새는 정확히 어디서 나오는 걸까.
마이야르 화학의 일부인 스트레커 분해는 아미노산을 알데하이드로 바꿔 볶은 향과 맥아 향을 낸다.4
브라운 버터는 버터를 태우는 일이 아니라 유고형분을 굽는 일이고, 물이 거품 속에서 먼저 떠난 뒤 당과 단백질이 갈변하면서 그 볶은 듯 맥아 같은 냄새가 올라온다. 다만 고소함과 탄내 사이는 겨우 몇 초 폭이다.
태우지 않고 브라운 버터 만들기
관건은 온통 유고형분을 보고 냄새 맡는 데 있으니, 아래는 그 몇 초를 놓치지 않기 위한 채비다. 한 번 태우면 되돌릴 방법이 없어서, 처음부터 팬 곁을 지키는 편이 낫다.
- 밝은 색 팬을 써서 유고형분이 옅은 색에서 호박색으로 가는 것을 지켜본다. 어두운 팬에서는 그 색 변화가 잘 보이지 않는다.
- 중간 불로 버터를 녹이며 물이 끓어 날아가는 거품을 낸다.
- 거품이 잦아들고 고형분이 가라앉아 색이 들기 시작하면 팬을 돌려 준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 코를 팬 위에 두고 지킨다. 알갱이가 짙어지면 고소함에서 매캐함으로 순식간에 넘어간다.
- 고소한 냄새가 나고 알갱이가 황금빛 갈색이 되는 순간 불에서 내려, 뜨거운 팬에서 곧바로 따라 낸다. 망설일 틈이 없다.
- 구워진 고형분까지 긁어 함께 붓는다. 풍미 대부분이 거기 있으니, 쿠키 반죽에 섞든 파스타에 끼얹든 그 알갱이째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