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 면은 왜 노랗고 꼬들할까: 정답은 간수(칸스이)

라멘 한 그릇을 받아 들면 면부터 눈에 들어오는데, 찬장 속 파스타보다 노랗고 씹으면 되돌아오는 꼬들한 탄력까지 있어서 아예 다른 재료처럼 보인다. 색소를 탄 것도 첨가물을 쓴 것도 아니다.
라멘을 가르는 재료 하나
밀가루가 특별한 것도, 뽑아내는 모양이 다른 것도 아니라면 무엇이 남을까. 반죽 물에 녹여 넣는 염 하나, 간수다.
라멘 면은 칸스이, 곧 탄산나트륨이나 탄산칼륨 또는 이 둘의 혼합물로 알칼리성을 띠게 하는데, 이 점이 소금만으로 만든 보통 밀 면과 구별된다.1
간수가 실제로 손대는 상대는 밀가루 알갱이가 아니라, 반죽 안에서 물을 만나 서로 얽히기 시작하는 단백질 그물이다.
글루텐은 밀 단백질인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수화되어 탄력 있는 망으로 연결될 때 형성된다.2
탱탱한 식감은 어디서 오나
그 그물의 pH를 간수가 밀어 올리면 단백질끼리 서로 붙잡는 자리가 늘어나면서, 물과 소금만 넣은 반죽으로는 좀처럼 닿지 못하는 밀도까지 그물이 조여든다.
칸스이의 알칼리성은 반죽의 pH를 높이고 싸이올과 이황화물 교환을 통해 밀 글루텐 단백질의 가교를 촉진하여, 이황화 결합과 비이황화 결합을 강화하고 글루테닌 중합체를 더 치밀하고 촘촘하며 단단한 망으로 끌어들인다. 이것이 라멘과 수타 라미엔 특유의 단단하고 탱탱하며 쫄깃한 식감과 독특한 색·풍미를 만든다.3
씹었을 때 되돌아오는 힘은 맛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촘촘하게 엮인 그물이 이빨에 눌렸다가 제 모양으로 되튀는 데서 나온다. 색은 사정이 또 다르다.
면이 노래지는 이유
노란 면을 보면 누가 색을 입혀 놓은 게 아닐까 싶어지는데, 정작 그 색을 내는 건 밀가루 자신이다.
알칼리 밀면 특유의 노란색은 밀가루에 본래 들어 있는 플라본 색소에서 비롯되는데, 이 색소는 중성 부근에서는 무색이지만 pH가 높은 알칼리 반죽에서 방출되어 노란 형태로 바뀌며, 색소를 따로 넣지 않아도 색이 난다.4
밀가루가 원래 품고 있던 색이 알칼리 반죽 안에서 비로소 드러난 것이라, 꼬들한 탄력과 노란 빛깔이라는 두 표식은 결국 간수를 녹여 넣은 그 한 단계로 나란히 거슬러 올라간다.
- 반죽 물에 간수, 곧 탄산나트륨이나 탄산칼륨을 먼저 녹인다. 그 알칼리성 하나가 보통 밀 면을 라멘으로 바꿔 놓는다.
- 간수를 못 구해도 막히지 않는다. 구운 베이킹소다가 흔한 가정용 대체재이니, 밀가루를 넣기 전에 물에 녹여 둔다.
- 반죽이 평소보다 단단하고 탱탱해서 잘 밀리지 않아도 당황할 것 없다. 글루텐이 가교됐다는 신호다.
- 반죽을 치대고 재워 망을 충분히 키운다. 알칼리 가교는 이미 있는 글루테닌과 글리아딘 위에 쌓이기 때문이다.
- 노란색을 좇아 식용 색소를 집지 않는다. 알칼리 반죽은 밀가루의 플라본에서 스스로 색을 낸다.
- 간수 양은 취향껏 조절한다. 색과 탱탱한 식감을 함께 좌우하는 단 하나의 지렛대여서, 한 젓가락 집어 씹어 보면 어느 쪽이 내 입에 맞는지 금방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