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분과 중력분은 바꿔 써도 될까

마른 밀 이삭 위에 놓인 천 주머니에서 하얀 밀가루가 쏟아져 나온 모습
사진: congerdesign / Wikimedia Commons (CC0)

대체로 바꿔 쓸 수 있고 다만 질감을 대가로 내주는데, 그 대가가 어디에 떨어지는지는 무엇을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밀가루가 물을 만나 짓는 것이 글루텐 망이고 교체가 바꾸는 것도 그 망을 얼마나 지을 수 있느냐이니, 애초에 그 망이 목적이 아니었던 반죽에서 교체가 가장 안전하다.

물을 만난 다음 그 단백질이 무엇을 하는지부터 본다.

글루텐은 밀 단백질인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수화되어 탄력 있는 망으로 연결될 때 형성된다.1

밀가루가 그 단백질을 많이 가져올수록 망을 지을 재료도 많아진다. 수화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생기지 않으니, 통에 담겨 있는 밀가루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

단백질 둘, 서로 다른 일

글루텐이라는 이름은 한 가지 물질이 아니라 짝을 가리키고, 두 쪽은 일부러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당긴다.

면 반죽에서 수화된 글루테닌은 반죽에 응집성과 탄성을 주는 중합체 단백질 망을 이루고, 글리아딘은 그 망의 가소제로 작용해 점성과 신전성을 더하므로, 수타 라미엔은 찢어지지 않고 거듭 늘일 수 있다.2

한쪽이 탄성을 대고 다른 한쪽이 찢어지지 않고 늘어나게 한다. 탄성만 과한 반죽은 밀 때 되받아치고, 늘어나기만 하는 반죽은 부풀어 오른 것을 붙들 구조가 없다. 강력분이 사 주는 것은 양쪽 다 더 많은 상태다.

글루테닌 소단위는 사슬 간 이황화 결합으로 안정화된 고분자량 응집체로 중합하고, 글리아딘 단량체는 수소 결합 같은 비공유 힘으로 이 중합체에 붙어 글루텐 망을 이루므로, 면 반죽을 쉬게 하고 치대면 이 가교가 정돈되어 가늘게 뽑히는 가닥이 된다.3

망이 봉지 선택만큼이나 손질로도 지어진다는 뜻이다. 밀가루를 이미 사 온 뒤에도 남아 있는 지렛대가 이쪽이고, 교체가 대개 되돌릴 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교체가 실제로 문제가 되는 자리

단단함 자체가 제품인 곳에서 단백질 함량은 추상적인 값이기를 그만두는데, 건조 파스타가 가장 선명한 사례다.

듀럼밀 세몰리나의 단백질 함량은 건조 파스타 품질을 좌우하는 으뜸 지렛대이자 파스타 제조자가 가장 먼저 살피는 항목인데, 그 단백질이 이루는 글루텐이 삶은 파스타의 단단함을 결정하기 때문이다.4

무엇보다 먼저 살피는 항목이라고 적혀 있다. 씹는 힘을 붙들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단백질이 그 일을 하고 있고, 단백질이 적은 밀가루는 붙들 것 자체가 적다.

거의 문제가 안 되는 자리

반대쪽 계열도 있는데, 이쪽은 레시피 전체가 애초에 글루텐이 생기지 않게 짜여 있다.

지방은 밀가루 단백질을 코팅해 글루텐 형성을 제한함으로써 구운 식품을 부드럽게 한다.5

타르트 반죽이나 버터가 많은 쿠키는 망을 억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으니, 망을 덜 짓는 밀가루로 시작해도 달라지는 것이 거의 없다. 같은 교체가 파이 크러스트에서는 티가 안 나고 바게트에서는 대놓고 티가 나는 이유가 여기다.

알고 바꾸기

여기서 갈리는 차이는 굽기도 전에 반죽에서 손으로 느껴질 만큼 크고, 그래서 몸으로 익히기에 값싼 축에 든다.

이 글의 근거
  1. 1. 글루텐: 글루테닌과 글리아딘
  2. 2. 면의 글루테닌 탄성과 글리아딘 신전성
  3. 3. 이황화 결합이 글루테닌 중합체를 세운다
  4. 4. 듀럼 세몰리나: 품질을 좌우하는 단백질
  5. 5. 지방이 구움과자를 부드럽게

외부 링크가 없는 사실은 R&Dish가 검수한 코퍼스(교과서 수준의 식품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