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가슴살 염지 방법, 소금은 왜 물을 밀어 넣을까

닭가슴살을 구울 때마다 속이 퍽퍽해서 소스로 겨우 덮어 왔다면, 굽기 전에 손댈 자리가 하나 남아 있다. 소금물에 잠깐 담갔다 구운 가슴살은 같은 팬, 같은 불에서도 전혀 다른 것이 되어 나온다. 물에 소금을 풀었을 뿐인데 고기가 왜 더 촉촉해질까.
소금이 물을 옮기는 방식
소금이 고기 안으로 물을 밀어 넣는다는 말은 어딘가 거꾸로 들린다. 소금이 무슨 수로 물을 옮긴다는 걸까.
삼투는 물이 막을 통해 용질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1
정리하면 물은 늘 짠 쪽으로 흐르고, 소금이 무슨 마법으로 물을 고기 안에 밀어 넣는 게 아니라 농도 차가 알아서 물을 당기는데, 부엌에서 이 당김이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는 도마 위다.
소금은 삼투압으로 세포에서 물을 끌어내며, 그래서 소금에 절인 채소는 물을 배출한다.2
오이에 소금을 뿌려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도마가 흥건해지는데, 같은 당김이 이번에는 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고 소금물에 잠긴 닭고기에서는 그 당김이 조금 더 복잡하게 굴러간다.
염지한 닭이 더 마르지 않고 더 촉촉해지는 이유
삼투가 전부라면 염지한 닭도 오이처럼 물을 잃고 말라야 맞는데 정작 결과는 정반대로 나오니, 소금이 물을 옮기는 것 말고 하나를 더 하고 있다는 뜻이다.
브라이닝은 소금이 근육 단백질 일부를 녹이고 조직이 수분을 유지하도록 도와 고기를 간하고 촉촉하게 한다.3
근육 단백질 일부가 녹아 나오고 나면 남은 구조는 한결 느슨해지면서 물을 안에 붙들어 두는 힘이 커지는데, 염지한 가슴살이 팬 위에서 오래 버티는 것도 그 느슨해진 구조 덕분이다.
습식 염지와 건식 염지, 같은 속임수
물 한 방울 없이 소금만 문질러 두는 건식 염지는 습식과 정반대로 보인다. 안에서 도는 화학은 그런데도 같다.
드라이 브라인은 소금이 수분을 끌어냈다가 그 수분이 녹은 단백질과 함께 재흡수되며 고기를 간한다.4
먼저 수분을 끌어내는 대목까지는 습식과 똑같고, 다른 것은 그다음이라 녹은 단백질을 품은 그 수분이 다시 고기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소금은 그사이 어디까지 가 있을까.
브라인과 파스타 물은 소금이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이동하는 확산으로 식품을 간한다.5
소금은 표면에 몰려 있지 않고 고기 속까지 고르게 번져서, 염지한 닭을 썰어 보면 껍질 쪽이나 안쪽이나 간이 비슷하게 배고 겉만 짜고 속은 심심하던 닭과는 그래서 다르게 먹힌다.
집에서 해 보기
아래 두 방법은 같은 원리 위에서 돈다. 냉장고 자리와 남은 시간에 맞는 쪽을 고르면 그만이다.
- 습식 염지는 물 1리터에 소금 약 60그램(1쿼트에 소금 1/4컵) 비율로 녹인다. 맛을 봤을 때 확실히 짜야 제대로 푼 것이다.
- 부위 두께에 따라 30분에서 몇 시간, 냉장 상태로 닭고기를 소금물에 완전히 잠기게 둔다.
- 건식 염지는 소금을 닭고기 표면에 직접 문지른 뒤, 랙 위에 덮지 않은 채로 냉장고에서 몇 시간에서 하룻밤 둔다.
- 습식 염지한 닭의 표면이 자꾸 짜게 나온다면, 생닭을 헹구는 대신 다음번에 염지 시간을 줄이거나 소금물 농도를 낮춘다. 한 번 짜게 나왔다고 방법이 틀린 건 아니다. 건식 염지한 닭은 바로 팬에 올려도 된다.
- 어느 쪽이든 조리 전에 물기를 닦아낸다. 표면이 말라야 제대로 갈변된다.
- 염지가 이미 고기 속까지 간을 했으니, 레시피의 추가 소금은 줄이거나 생략한다. 그러고 나서 한 점 썰어 먹어 보면 소스 없이도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