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키위, 파인애플 중 뭐가 고기를 연하게 할까

초록빛 과육 사이로 씨앗이 역광에 비치는 키위 단면 매크로 사진
사진: Zach Dischner / Wikimedia Commons (CC BY 2.0)

키위가 큰 차이로 가장 세고 배가 훨씬 순하다는 것, 이 순서가 어느 과일을 집을지에 대한 답의 전부다. 다만 센 쪽이 자동으로 좋은 쪽은 아닌데, 원하던 지점을 지나서도 계속 일하는 효소는 겉면을 죽처럼 만들어 놓는다.

이 비교에 숫자를 붙여 둔 리뷰가 있는데, 생각보다 드문 자료다.

한 발표된 리뷰가 전하는 비교에서 과숙한 네 가지 과일에서 추출한 프로테아제의 활성은 키위가 921 활성 단위로 가장 높았고 포도 225.86 단위, 배 97.75 단위, 사과 78.29 단위 순이었으며, 그 측정에서 배는 키위보다 한참 아래에 있었다. 다만 같은 리뷰는 배 프로테아제가 브로멜라인이나 액티니딘처럼 과잉 작용해 무른 반점을 남기지 않고 원하는 수준의 연화에 이른다는 점 때문에 이상적인 연육제로 검토되어 왔다고도 전하므로, 낮게 측정된 활성과 쓸모 있는 연화 역할이 함께 기록에 남아 있는 셈이다.1

같은 측정에서 배의 거의 열 배에 가까운 활성이다. 이 격차 때문에 키위 양념에는 타이머가 필요하고 배 양념에는 대체로 필요하지 않다.

다들 같은 곳을 무는 게 아니다

이 과일들이 하나의 효소를 세기만 다르게 나눠 가진 것은 아니다. 근육에서 손대는 자리가 서로 다르다.

액티니딘은 키위의 주된 프로테아제이며, 한 발표된 리뷰의 비교표는 pH 범위를 5.0에서 8.0, 그 가운데 최적 범위를 7.0에서 8.5, 온도를 섭씨 40도에서 60도, 주 작용 부위를 근원섬유 단백질로 제시한다.2

키위는 근육 섬유 자체로 들어간다. 파인애플은 다른 길로 들어간다.

브로멜라인은 파인애플에서, 주로 줄기에서 얻으며 액티닌은 건드리지 않고 미오신 경쇄와 트로포닌 T를 분해해 고기를 연하게 하는데, 특이성이 넓은 탓에 효소 작용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조직이 물러지기도 한다.3

어디서 얻는지도 짚어 둘 만한데, 먹는 과육이 아니라 줄기 쪽이다. 그리고 두 항목 모두 기전 자체에 같은 경고를 달고 있다.

실패는 질김이 아니라 무름으로 온다

자주 건너뛰는 대목이고, 불고기를 망치는 것도 대개 이쪽이다.

액티니딘은 불활성화하지 않으면 단백질 가수분해를 계속 일으켜 결국 무르고 달갑지 않은 질감을 남기므로 고기를 지나치게 연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고, 효소 농도가 낮을수록 그 경향도 줄어든다.4

효소에는 다 됐다는 감각이 없다. 조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 자르고 있으니, 키위를 쓸 때 재우는 시간은 권장 사항이 아니라 손에 쥔 유일한 조절 장치로 남는다.

한국 양념이 배를 쓰는 이유

간 배는 불고기 양념에 늘 들어가는데, 위에서 본 낮은 활성 수치가 우연이 아니라 바로 그 이유였다.

식물성 단백질분해효소의 육류 연화 활용을 다룬 한 발표된 리뷰에서 배 과육의 시스테인 프로테아제는 물러지는 질감 문제를 피하려는 브로멜라인의 대안으로 제안된 것으로 서술되며, 브로멜라인이나 액티니딘에서 나타나는 과잉 작용으로 무른 반점을 남기기보다 원하는 수준의 연화에 이르는 효소로 소개된다.5

순한 효소는 한 시간쯤 더 재워 둔 양념을 너그럽게 받아 주고, 집 부엌에 필요한 것이 정확히 그 너그러움이다. 배는 단맛과 수분까지 같이 가져오니 그 그릇 안에서 한 가지 일만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타이머 놓고 해 보기

여기서 갈리는 차이는 오후 한 나절이면 눈으로 보일 만큼 크고, 효소 쪽 실수는 미묘하지 않고 대놓고 드러난다.

이 글의 근거
  1. 1. 과일 프로테아제 순위: 키위가 배보다 훨씬 위
  2. 2. 액티니딘: 근원섬유를 겨냥하는 키위 효소
  3. 3. 브로멜라인은 미오신 경쇄를 노린다
  4. 4. 액티니딘은 멈추기 전까지 계속 간다
  5. 5. 배 프로테아제: 순한 연육제라는 제안

외부 링크가 없는 사실은 R&Dish가 검수한 코퍼스(교과서 수준의 식품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