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왜 두 번 튀길까: 가라아게와 윙의 크러스트 과학

집에서 튀긴 치킨은 접시에 올리는 사이 눅눅해지는데, 가게에서 사 온 치킨은 한참 뒤에 집어도 여전히 바삭하고, 그 차이는 대개 한 번 더 튀겼느냐에서 온다. 그 두 번째 튀김이 대체 무엇을 더 해 주는 걸까.
튀김이란 사실 무엇인가
기름에 재료를 넣으면 요란하게 기포가 올라오는데, 정작 그 기포의 정체를 생각해 본 적은 의외로 드물다.
튀김은 열과 물질이 함께 이동하는 과정으로, 기름의 열이 식품 속 수분을 증기로 만들어 눈에 보이는 기포로 빠져나가는 동시에 수분이 떠난 자리로 기름이 흡수된다.1
요란한 소리는 물이 빠져나가는 소리인데, 그동안 재료의 겉면에서는 또 다른 일이 조용히 벌어진다.
튀김에서는 재료 표면의 물이 빠르게 증발해 탈수된 크러스트를 이루고, 이 크러스트가 이후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수분 손실을 늦추는데, 이 때문에 낮은 온도의 1차 튀김이 표면을 잡아 준 뒤 2차 튀김이 바삭하게 만든다.2
두 번째 튀김이 더 뜨거운 이유
1차를 마친 치킨을 건져 보면 겉이 잡혀 있기는 한데 아직 바삭하다고 하기는 어려운,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 있다. 여기서 기름을 더 뜨겁게 올리면 무엇이 달라질까.
튀김 온도를 높이면 표면이 더 단단하고 덜 성긴 크러스트로 굳어 내부 수분 손실을 억제하는데, 이 때문에 더 뜨거운 2차 튀김이 더 바삭하고 건조한 겉면을 만든다.3
두 온도를 지키는 것이 까다로운 의식처럼 보이지만, 실은 같은 크러스트에 서로 다른 일을 순서대로 나눠 맡기는 것에 가깝고, 남은 문제인 기름짐은 온도가 아니라 시점에 걸려 있다.
기름은 실제로 언제 들어오나
튀김이 기름을 먹는 때는 당연히 기름 속에 있는 동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정말 그럴까.
대부분의 기름은 튀기는 동안 밀려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로 건져 식힐 때 흡수되는데, 이때 모세관 작용이 빠져나간 수증기가 뚫어 놓은 껍질 기공으로 기름을 끌어들이므로, 기름은 물이 떠난 자리로 들어간다. 이 흡유 양상은 감자 슬라이스나 재구성 칩 같은 모델 튀김 제품에서 확립된 것이다.4
기름 빼기는 다 끝난 뒤의 뒷정리가 아니라 튀김의 마지막 공정이고, 냄비에서 건져 낸 뒤 어디에 어떻게 올려 두느냐가 완성된 치킨의 기름짐을 갈라 놓는다. 건져 낸 다음이 오히려 바쁘다.
- 1차는 중간 온도에서 색을 서두르지 말고 크러스트를 말려 잡은 뒤 건져 낸다. 색이 옅어 보여도 지금은 그게 맞다.
- 건진 조각은 접시가 아니라 망 위에서 몇 분 쉬게 해, 수증기가 크러스트를 아래에서 눅이지 않고 빠져나가게 한다.
- 2차는 더 뜨겁게 짧게, 표면을 굳히고 색을 깊게 할 만큼만 튀긴다. 여기서는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 치킨이 나오는 즉시 망에 올려 기름을 뺀다. 식는 몇 분이 모세관 작용이 기름을 크러스트로 끌어들이는 때다.
- 표면이 뜨겁고 살짝 끈적일 때 곧바로 간한다. 식은 뒤에 뿌리면 소금과 향신료가 크러스트에 붙지 않고 접시로 떨어진다.
- 가능한 한 빨리 낸다. 튀김 크러스트는 기름에서 막 나왔을 때 가장 바삭하고 시간이 갈수록 그 바삭함을 내주니, 접시에 담자마자 손이 가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