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서 왜 비누 맛이 날까, 호불호를 가르는 향

고수만큼 한 식탁을 갈라놓는 재료도 드물어서, 한쪽은 밝고 푸른 감귤 향을 맛보는 동안 다른 쪽은 설거지 비누를 맛보며 앞쪽이 대체 뭐가 그리 좋은지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언쟁하는 몇 안 되는 음식이다. 나에겐 비누 맛인데 친구에겐 아닌 이 갈림은 어디서 오는 걸까.
비누 향에는 출처가 있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은, 그 냄새가 상상도 아니고 애써 좋아해 보지 않아서 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비누 향에는 제 주소가 있다.
고수의 호불호가 갈리는 향은 일부 사람이 비누처럼 느끼는 알데하이드에서 비롯된다.1
여기서 눈여겨볼 낱말은 느낀다는 말인데, 같은 분자가 모두의 접시에 똑같이 들어 있어도 코가 그 냄새를 읽어 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고수는 섬세한 허브라는 더 넓은 갈래에도 속한다.
많은 허브 향은 휘발성이 강해 열에 쉽게 사라지는 테르펜 화합물에서 비롯된다.2
향을 코까지 들어 올리는 그 가벼움이 생고수를 그토록 생생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뜨거운 팬 위에서는 그토록 쉽게 무너지게 만든다. 그 무름은 넣는 시점을 어떻게 바꿀까.
섬세한 허브 향은 열이 휘발 성분을 날려버리므로 조리 후반에 넣는 것이 좋다.3
어느 편에 서든 향이 섬세한 것은 같아서, 오래 끓이면 휘발성 향이 날아가고 상큼한 감귤이든 비누 향이든 전체 성격이 함께 눌린다. 마지막 일 분에 제 몫을 내고 처음 십 분 만에 향을 잃는 허브라, 고수는 조리 막바지에 생으로 들어가야 제값을 한다.
고수로 요리하기
밑향이 아니라 마무리 허브로 다루면 고수는 가진 것을 전부 내어 준다. 넣는 시점만 바꿔도 같은 한 다발이 달라진다.
- 고수는 불을 끈 뒤 맨 마지막에 생으로 넣어 상큼한 향이 접시까지 살아 있게 한다.
- 끓여 넣기보다 완성된 요리나 살사, 고명에 섞는다.
- 생향이 너무 세다면, 잠깐 익히면 휘발 성분이 날아가 전체가 부드러워진다. 고수가 부담스러운 사람과 한 상에 앉을 때 쓸 만한 수다.
- 연한 줄기도 쓴다. 풍미가 넉넉하고 잎보다 조금 더 버틴다.
- 한 다발을 꽃처럼, 줄기를 물에 담가 냉장하면 휘발성 향이 일찍 바래지 않는다.
- 라임과 고추를 곁들인다. 밝고 날카로운 맛이 고수의 감귤 결과 자연스레 나란히 서니, 타코 한 입에 셋이 같이 들어오면 왜 늘 붙어 다니는지 대번에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