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오는 왜 입을 얼얼하게 할까: 마라의 산쇼올 저림

옥수수밭 옆에서 붉은 열매 송이를 매단 초피나무
사진: Ismoon / Wikimedia Commons (CC0)

마라 요리를 한 젓가락 뜨고 나면 입술 언저리가 지글지글 웅웅거리기 시작하는데, 고추의 화끈함과는 결이 아예 다른 감각이라 처음 겪으면 어리둥절해진다. 같은 접시에 나란히 담겨 있는데도 그렇다. 화자오의 얼얼한 저림과 고추의 매운맛은 서로 다른 분자가 서로 다른 신경을 건드려 만드는 것이라, 둘을 떼어 놓고 봐야 비로소 전체가 잡힌다.

저림은 맛이 아니라 막힌 신경이다

이 웅웅거림을 어느 수용체가 잡아내는지 물으면, 답은 뜻밖에도 미각 바깥에 있다.

화자오의 알싸한 알킬아마이드인 하이드록시알파산쇼올은 pH와 마취제에 민감한 두 구멍 칼륨 채널 KCNK3, KCNK9, KCNK18을 억제하여 체성감각 뉴런을 흥분시키는데, 이는 쉬고 있는 제동 전류를 없애고 촉각과 통증에 민감한 신경 섬유를 탈분극시킨다. 이 채널 지목은 이종 발현계와 마우스 감각 뉴런 기록에서 나온 것이다.1

산쇼올이 하는 일은 촉각과 통증 신경에 걸려 있던 제동을 풀어 주는 것이어서, 가만히 쉬고 있어야 할 신경들이 줄줄이 발화한다. 그러면 뇌는 대체 무엇을 읽고 있는 걸까.

화자오의 저림은 약 50헤르츠의 기계적 진동으로 지각되어 RA1 가벼운 촉각 구심 섬유와 맞아떨어지며, 그 촉각 경로를 실제 진동으로 미리 순응시키면 지각되는 저림 주파수가 낮아지는데, 이는 저림이 미각이 아니라 기계감각 경로를 이용한다는 증거다. 50헤르츠 일치와 사전 순응 효과는 입술에서 수행한 인간 심리물리 실험의 결과다.2

향은 별개의 분자다

혀가 웅웅거리는 동안 코로는 시트러스와 꽃 같은 향이 함께 올라오니 한 덩어리처럼 느껴지지만, 향은 저림과 전혀 다른 화합물을 타고 온다.

화자오의 향은 리모넨 같은 모노테르펜과 향에 강하게 작용하는 알코올인 리날로올이 주도하는 휘발성 테르펜 분획에서 나오며, 이들의 낮은 냄새 역치가 화자오의 시트러스하고 꽃 같은 향을 규정하는데, 이는 저림을 일으키는 비휘발성 산쇼올 아마이드와는 구별된다.3

한 알갱이 안에서 한쪽은 신경을 향해 웅웅대고 다른 한쪽은 향으로 피어오르는데, 출발한 분자부터 서로 남남이다. 남은 조각은 이 감각과 늘 한 접시를 나누는 매운맛이다.

마라가 저림에 매운맛인 이유

마라 한 접시에서 저림은 고추의 불과 정면으로 만나는데, 그 불은 저림과 아무 상관 없는 별개의 계통이다.

고추의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 통증 신호다. 캡사이신은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의 TRPV1 이온 채널에 결합해 채널을 열고, 나트륨과 칼슘이 흘러 들어가 신경을 탈분극시켜 타는 듯한 감각을 일으키는데, 이 채널은 유해한 열이 활성화하는 채널과 같다.4

산쇼올은 촉각 신경을 풀어 웅웅거림을 만들고 캡사이신은 통증 채널을 열어 화끈함을 만드는데, 마라의 재미는 이 둘이 한 입 안에서 맞부딪치는 방식에 있다. 한 접시에 두 감각이 산다.

이 글의 근거
  1. 1. 산쇼올의 저림: 칼륨 채널 차단
  2. 2. 화자오 저림은 50헤르츠 진동으로 읽힌다
  3. 3. 화자오의 향과 저림은 서로 다른 분자에서
  4. 4. 매운맛은 통증이다: 캡사이신과 TRPV1

외부 링크가 없는 사실은 R&Dish가 검수한 코퍼스(교과서 수준의 식품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