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를 얼리는 온도와 시간
횟감 포장에 적힌 냉동이라는 두 글자는 유통 편의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날생선의 기생충 위해를 다루는 공식 기준이 냉동을 처리 수단으로 명시하고 있고, 거기에는 온도와 시간이 숫자로 박혀 있다. 그 숫자부터 본다.
기준이 말하는 온도와 시간
날것이거나 덜 익힌 해산물 속 기생충 유충은 사람 건강에 위해가 되며, 영하 20도 이하에서 7일, 또는 영하 35도 이하에서 단단해질 때까지 얼린 뒤 영하 35도 이하에서 15시간, 또는 영하 35도 이하에서 단단해질 때까지 얼린 뒤 영하 20도 이하에서 24시간의 냉동은 이를 사멸시키기에 충분하다.1
세 갈래 모두 온도와 시간이 짝으로 묶여 있다. 더 차가우면 더 짧고, 덜 차가우면 더 길다. 어느 쪽이든 시간 조건이 하루를 넘거나 하루에 가깝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몇 시간 얼렸다는 감각과 기준이 요구하는 냉동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가정 냉동고의 다이얼이 실제 몇 도를 유지하는지는 온도계를 넣어 보기 전에는 모른다. 영하 20도 이하라는 조건은 온도계로 실측해야 비로소 확인되는 조건이다.
냉장고는 다른 축의 장비다
냉장 보관을 오래 하면 비슷한 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데, 냉장이 하는 일 자체가 다르다.
4도 이하 냉장은 대부분의 부패 및 병원성 세균 증식을 늦추지만 멈추지는 못한다. 4도라는 수치는 미국 지침의 냉장 목표인 화씨 40도이며, 다른 관할에서는 5도 이하로 정하기도 한다.2
냉장 칸의 4도와 기생충 기준의 영하 20도는 24도 차이가 난다. 위의 사멸 조건은 전부 영하의 냉동 이야기이고, 냉장고 칸은 그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냉장고에 오래 두는 것으로는 위의 어느 갈래도 충족되지 않는다.
겉을 봐서는 모른다
그러면 상태가 좋아 보이는 생선을 골라내는 눈썰미로 대신할 수 있을까. 세균 쪽 지침이 관능 판정에 대해 적어 둔 문장이 참고가 된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은 냉장 식품에 있는 세균을 두 계열로 나누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은 화씨 40도에서 140도 사이 위험 구간에서 빠르게 증식할 수 있으나 음식의 맛과 냄새, 겉모습은 대체로 바꾸지 않기 때문에 병원균이 있는지 사람이 알아챌 수 없다고 밝힌다.3
세균에 대한 문장이지만 태도는 옮겨 올 만하다. 위해 요인은 대체로 맛과 냄새와 겉모습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문서의 전제이고, 그래서 지침들은 감각 대신 온도와 시간을 계측하라고 요구한다. 신선해 보인다는 인상은 처리 이력을 말해 주지 않는다.
칼과 도마까지가 한 세트다
기준에 맞게 얼린 생선을 사 왔더라도 주방에서 다루는 단계가 남아 있다.
생고기 즙은 즉석 섭취 식품을 교차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도마와 조리도구를 분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도마 분리는 미국과 코덱스 식품위생 지침의 권고이지 오염 현상 자체의 성질이 아니다.4
회는 썰고 나면 그대로 입에 들어가는 즉석 섭취 식품이다. 날생선을 손질한 칼과 도마가 다른 재료를 거쳐 다시 회로 돌아오는 동선이라면, 냉동 기준을 채운 생선이라도 주방에서 새 위해를 얻을 수 있다.
이 글이 말해 주는 것과 아닌 것
위의 기준은 해산물 기생충에 대한 문서다. 소고기 육회, 민물 어종, 그 밖의 날음식에는 각각 별도의 공식 지침이 있으니 이 글의 숫자를 다른 식품으로 옮겨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 글은 특정한 한 접시를 판정해 주지 못한다. 판단이 필요한 것은 그 생선이 실제로 어떤 온도에서 얼마나 얼려 있었느냐는 이력이고, 그것은 파는 쪽에 물어서 확인할 몫이다.
- 횟감을 살 때 생식용 표기와 냉동 처리 여부를 확인하고, 표기가 없으면 판매자에게 처리 이력을 묻는다.
- 집 냉동고를 믿기 전에 냉동고용 온도계로 실제 온도를 읽는다. 다이얼 숫자는 온도가 아니다.
- 냉장 보관 기간을 늘리는 것과 냉동 처리는 다른 일이라는 전제로 계획을 짠다.
- 날생선을 손질한 칼과 도마는 바로 세척하고, 회를 담을 접시와 즉석 섭취 재료의 동선을 분리한다.
- 민물고기와 육류의 날음식은 이 글의 반경 밖이니 해당 식품의 공식 지침을 따로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