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국은 팔팔 끓여야 한다
남은 음식 안전 이야기는 대개 얼마나 빨리 냉장고에 넣느냐에서 끝나는데, 꺼내서 다시 데우는 단계에도 똑같이 숫자가 붙어 있다. 김이 나면 됐다는 감각과 지침의 기준 사이에는 거리가 있고, 그 거리부터 재 본다.
데우기의 기준선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은 남은 음식을 다시 데울 때 조리용 온도계로 재서 화씨 165도에 이를 때까지 가열하고, 소스와 국물, 그레이비는 팔팔 끓어오를 때까지 끓여 데우라고 지시한다. 데우는 동안 뚜껑을 덮으라고도 하는데, 그래야 수분이 유지되고 속까지 고르게 데워진다는 이유를 함께 밝힌다.1
고형 음식은 온도계로 재고, 국물류는 끓어오르는 것이 눈으로 확인되는 기준이라 온도계가 필요 없다. 어느 쪽이든 김이 오르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김은 화씨 165도보다 한참 아래에서도 난다.
데우기 전, 보관의 시계
재가열 기준은 보관이 제대로 됐다는 전제 위의 이야기다. 같은 지침이 그 전제도 숫자로 적어 둔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은 세균이 화씨 40도에서 140도 사이에서 빠르게 증식한다고 밝히고, 안전하게 조리한 뒤에도 뜨거운 음식은 세균 증식을 막기 위해 화씨 140도 이상으로 뜨겁게 유지해야 하며, 조리를 마친 뒤 또는 보온 기기에서 꺼낸 뒤 2시간 안에 남은 음식을 냉장해야 한다고 정한다. 보관 기간은 냉장 3~4일, 냉동 3~4개월로 제시하며, 냉동 보관이 길어지면 수분과 풍미가 빠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2
냉장 3~4일이라는 창이 핵심이다. 재가열은 그 창 안에서 쓰는 수단이고, 창을 넘긴 음식을 되살리는 수단이 아니다. 며칠째인지 모르는 통이라면 데우기 전에 이미 답이 나와 있다.
그 사이의 시간이 문제다
보관과 재가열 사이, 조리대 위에 놓인 시간에도 같은 산수가 돈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은 세균이 화씨 40~140도 사이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 20분 만에 수가 두 배로 늘기도 한다고 밝히고, 식품을 냉장 밖에 2시간 넘게 두어서는 안 되며 기온이 화씨 90도를 넘으면 1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밝힌다.3
저녁상에 냄비째 두었다가 밤늦게 치우는 습관이 걸리는 지점이 여기다. 다시 데울 계획이 있어도 상 위에서 보낸 시간은 그대로 계산에 들어간다.
데워도 냄새로는 모른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은 냉장 식품에 있는 세균을 두 계열로 나누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은 화씨 40도에서 140도 사이 위험 구간에서 빠르게 증식할 수 있으나 음식의 맛과 냄새, 겉모습은 대체로 바꾸지 않기 때문에 병원균이 있는지 사람이 알아챌 수 없다고 밝힌다.4
데우기 전에 냄새를 맡아 보고 괜찮으면 먹는 판정법이 성립하지 않는 이유다. 병원균 쪽은 냄새를 남기지 않으니, 판정은 날짜와 온도의 기록에서 나와야 한다.
이 글이 말해 주는 것과 아닌 것
이 글은 재가열이라는 단계의 규칙을 다룰 뿐, 냉장고 안의 특정한 통 하나를 판정하지 않는다. 지침 자체가 병원균은 관능으로 잡히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니, 보관 일수가 창을 넘겼거나 이력이 불확실한 음식은 데워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폐기 기준은 각 식품의 공식 지침을 따른다.
- 고형 남은 음식은 조리용 온도계로 화씨 165도를 확인하고, 국물류는 팔팔 끓어오를 때까지 데운다.
- 전자레인지를 쓸 때도 뚜껑을 덮고, 중간에 저어 온도가 고르게 퍼지게 한다.
- 냉장한 날짜를 통에 적어 3~4일 창을 넘겼는지부터 확인한다. 창을 넘겼으면 데우지 말고 폐기한다.
- 상에 낸 음식은 2시간 안에 냉장으로 돌려보낸다. 더운 날은 1시간으로 줄인다.
- 같은 음식을 여러 번 꺼내 데우게 될 것 같으면, 처음부터 한 끼 분량씩 나눠 담아 꺼내는 쪽만 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