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과 고추장의 원리: 메주가 쌓는 감칠맛

빽빽하게 줄지어 놓인 커다란 발효용 옹기 항아리
사진: HONG SON / Pexels (Pexels License)

처마 밑에 매달려 말라 가는 콩 덩어리는 무언가의 시작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된장과 고추장은 정확히 이 소박한 덩어리, 메주에서 온다. 한국 찌개와 장의 깊고 구수한 뼈대가 여기서 천천히 세워지는데, 곰팡이와 세균이 하는 일이라 아무리 젓고 간을 해도 건너뛸 방법이 없다.

콩 덩어리에서 시작된다

장이 되기 전에 먼저 메주가 있다. 삶은 콩을 눌러 덩어리로 빚어 놓고, 균이 알아서 자리 잡을 때까지 둔다.

전통 고추장과 된장은 곰팡이와 세균이 자란 발효 대두 덩어리인 메주에서 시작된다.1

그 곰팡이와 세균이 전부다. 덩어리를 파고들며 자라는 동안 뒷날 대두 단백질을 몇 달에 걸쳐 헤쳐 나갈 살아 있는 배양을 심어 두는데, 된장은 이 메주를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고추장은 곡물과 고추를 더한 이웃 길로 가면서도 구수한 바탕만은 같은 방식으로 놓는다.

감칠맛의 깊이는 어디서 오는가

고추장 한 술을 그냥 맛보면 달고 매운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가 남는데, 그게 대체 뭘까.

고추장은 콩과 쌀 코지의 발효 중 방출되는 글루탐산에서 감칠맛의 깊이를 얻는다.2

고추와 단맛은 발효가 콩과 쌀 코지에서 지어 올린 구수한 바탕 위에 나중에 얹히는 층이다. 그리고 이 바탕은 한국 장만의 사정이 아니다.

발효와 숙성은 단백질과 핵산에서 유리 글루탐산과 뉴클레오타이드를 방출해 감칠맛을 형성한다.3

메주는 발효 식품이 두루 나눠 쓰는 기전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입구인데, 치즈와 간장, 하몽, 된장 한 항아리는 겉으로 닮은 데가 하나도 없어도 저마다 같은 느린 거래의 판본이라 단백질이 시간에 걸쳐 감칠맛으로 읽히는 작은 분자로 헐린다. 된장과 고추장을 가르는 것은 재료와 길고 진득한 숙성이지 다른 화학이 아니다.

발효를 직접 맛보기

메주를 직접 담그지 않아도 그 작용은 얼마든지 알아챌 수 있다. 아래대로 해 보면 기전이 혀 위로 올라온다.

이 글의 근거
  1. 1. 메주: 한국 장류의 뿌리
  2. 2. 고추장의 깊이: 감칠맛은 어디서 오는가
  3. 3. 발효가 감칠맛 성분을 끌어낸다

외부 링크가 없는 사실은 R&Dish가 검수한 코퍼스(교과서 수준의 식품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