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이 여덟 배가 되는 조합

다시마 국물도 가쓰오부시 국물도 각각은 점잖다. 둘을 합친 다시가 갑자기 진해지는 것은 오래된 부엌의 경험칙인데, 이 경험칙은 실험실에서 숫자로 재현되고 수용체 수준에서 기전까지 밝혀져 있다. 숫자부터 본다.

감칠맛의 곱셈

글루탐산은 뉴클레오타이드 이노신산과 결합하면 각각일 때보다 훨씬 강한 상승적 감칠맛을 낸다.1

훨씬 강하다는 말이 얼마나 강하다는 뜻인지는 사람을 앉혀 놓고 잰 실험이 있다.

사람에서는 글루탐산 용액에 이노신산을 더하면 감칠맛 강도가 약 8배로 커지는 반면 쥐에서는 신경 반응이 약 1.7배로 커지며, 이 곱셈적 시너지가 글루탐산이 풍부한 곤부와 이노신산이 풍부한 가쓰오부시를 짝지은 다시의 바탕이다. 8배와 1.7배라는 수치는 특정 글루탐산과 이노신산 농도에서 측정된 값이고, 시너지의 크기는 둘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2

8배는 특정 농도에서 잰 값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같은 재료를 더 넣는 것으로는 나오지 않는 크기가 두 계열을 섞을 때 나온다.

수용체 위에서 벌어지는 일

곱셈의 자리는 혀의 감칠맛 수용체다. 두 분자가 같은 수용체의 다른 자리에 앉는다는 것이 기전의 핵심이다.

감칠맛 시너지는 유리 글루탐산과 이노신산, 구아닐산, 아데닐산 같은 유리 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T1R1과 T1R3 수용체의 비너스 파리덫 모티프에 동시에 결합할 때 생기며, 뉴클레오타이드가 글루탐산 결합을 안정화하여 감칠맛 강도를 단순 합산이 아니라 초가산적으로 증폭한다.3

파리덫이라는 이름 그대로, 수용체는 글루탐산을 물고 닫히는 구조다. 뉴클레오타이드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돌연변이 실험까지 내려가면 더 또렷해진다.

감칠맛 수용체를 다룬 한 발표된 총설은 이노신산과 구아닐산이 글루탐산 자리 옆에 있는 TAS1R1 비너스플라이트랩 도메인의 별개 부위에 결합한다고 기술하고, 이노신산 단독 결합은 도메인을 닫지 못하지만 글루탐산이 결합해 닫힌 활성 형태를 안정화한다고 설명한다. TAS1R1의 H71과 R277과 S306과 H308 잔기를 돌연변이시키면 글루탐산 결합은 막지 않으면서 이노신산의 증강 효과가 사라졌다. 국물이 어느 한쪽을 더 넣는 대신 두 계열을 모두 필요로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4

이노신산은 혼자서는 문을 닫지 못하고, 글루탐산이 물린 문이 다시 열리지 않게 붙잡는 쪽이다. 국물에 가쓰오부시만 아무리 늘려도 한계가 있는 이유, 그리고 다시마 쪽 바탕이 먼저 있어야 하는 이유가 분자 수준에서 이렇게 설명된다.

뉴클레오타이드 사이에도 서열이 있다

감칠맛 수용체를 다룬 한 발표된 총설은 구아닐산이 이노신산보다 강력하고 아데닐산과 크산토신일인산은 더 약하다고 기술한다. 별도의 연구는 글루탐산나트륨 대비 상대 감칠맛 강도를 아데닐산 0.18, 이노신산 1.0, 구아닐산 2.3으로 제시하고 맛 역치를 구아닐산 100그램당 12.5밀리그램, 아데닐산 50밀리그램으로 든다. 구아닐산이 이노신산의 두 배 넘는 가중치를 갖는다는 점이 건어물로 낸 국물에 말린 버섯을 더할 양적 근거다.5

말린 표고를 국물에 슬쩍 더하는 습관은 이 서열의 응용이다. 같은 뉴클레오타이드 계열 안에서도 구아닐산 쪽이 더 적은 양으로 같은 일을 한다.

부엌의 증명은 이미 있다

일본 다시는 글루탐산이 풍부한 다시마와 이노신산이 풍부한 가쓰오부시를 결합해 상승적 감칠맛을 낸다.6

수용체 구조가 밝혀지기 한참 전부터 부엌은 답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원리를 알고 나면 다시 말고도 같은 짝짓기를 어디서나 만들 수 있다.

이 글의 근거
  1. 1. 감칠맛 상승효과: 글루탐산과 이노신산
  2. 2. 감칠맛 시너지: 다시가 훨씬 진한 이유
  3. 3. 감칠맛 시너지: 수용체가 맛을 증폭하는 법
  4. 4. 이노신산은 혼자 일하지 않고 글루탐산을 붙잡아 둔다
  5. 5. 구아닐산은 이노신산보다 두 배 넘게 무겁다
  6. 6. 다시: 국물 속 감칠맛 상승효과

외부 링크가 없는 사실은 R&Dish가 검수한 코퍼스(교과서 수준의 식품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