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누룩(코지)은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곰팡이일까
코지로 키운 찐 쌀은 그냥 두면 달아지고 콩에 붙이면 감칠맛이 오르고 고기에 바르면 살이 부드러워지는데, 곰팡이 하나가 이렇게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것이 쌀누룩 코지의 이상한 점이고 각각의 결과는 알고 보면 서로 다른 효소로 갈라져 나온 것들이다. 어느 효소가 어느 결과를 끌고 갈까.
곰팡이 하나, 효소의 연장통
곰팡이가 쌀 위에 하얗게 피어오르는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함께 쌓여 가는데, 코지가 쌀알 사이로 내놓는 그 물질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코지 곰팡이인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는 아밀라아제와 프로테아제를 분비해 전분을 당으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다.1
전분을 당으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나누는 두 가지가 코지가 하는 일의 전부이고 나머지는 어느 쪽을 어디에 겨누느냐의 문제인데, 첫 갈래는 단맛 쪽이다.
코지 발효에서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가 분비하는 알파아밀라아제와 글루코아밀라아제가 쌀 전분을 포도당으로 가수분해하는데, 이것이 아마자케 단맛의 화학적 바탕이자 청주 양조의 발효성 당 공급원이다.2
감칠맛에서 연함까지
단백질 쪽은 다시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한쪽은 항아리 안에서 천천히 벌어지고 다른 한쪽은 도마 위에서 벌어진다.
코지를 쓴 간장과 미소 발효에서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의 펩티다아제, 특히 류신 아미노펩티다아제와 산성 카복시펩티다아제가 콩 단백질을 잘라 감칠맛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을 비롯한 유리 아미노산을 방출한다.3
같은 분해력을 콩이 아니라 근육에 겨누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시오코지를 고기에 발라 두는 것도 결국 같은 효소에게 다른 표적을 준 셈이다.
코지는 그 단백질 분해 효소가 근육 조직의 근원섬유 단백질 기질을 분해하기 때문에 고기를 연하게 하며, 이로써 연도와 고기가 내놓을 수 있는 수분이 늘어난다.4
곰팡이인데 먹어도 되는 이유
걱정할 만한 대목이 하나 있다. 코지는 곰팡이이고 독소를 만드는 곰팡이도 분명히 있으니, 무턱대고 안심할 자리는 아니다.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는 아플라톡신을 만드는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와 가깝고 일부 균주는 아플라톡신 생합성 유전자군의 일부를 지니고 있지만 아플라톡신을 만들지 않으며, 이 무독성은 계통학적으로 보존된 안정된 특성으로 그것이 안전한 지정 코지균이 되는 이유다. 보존된 무독성이라는 판단은 순화 균주들의 비교 유전체 분석에서 끌어낸 결론이다.5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 눈여겨보자. 이 종은 아플라톡신을 만들지 않고 그 특성이 안정적이라, 지정 코지균이 된다. 음식에 앉는 모든 곰팡이에 대한 일괄 판정이 아니다.
- 설탕을 더하지 않고 단맛을 내려면, 익힌 쌀에 코지가 달아질 때까지 작용하게 둔다. 아마자케와 청주 뒤의 아밀라아제 작용이다.
- 감칠맛 발효는 콩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바탕 위에 펩티다아제에게 시간을 준다. 간장과 미소의 글루탐산이 쌓이는 길이다.
- 고기를 연하게 하려면 시오코지를 발라 차게 재워, 익히기 전에 프로테아제가 근육을 풀게 한다.
- 목표에 따라 효소를 골라 쓴다. 단맛에는 아밀라아제, 감칠맛과 연함에는 펩티다아제와 프로테아제로 같은 곰팡이를 다르게 겨눈다.
- 인정받은 코지나 시오코지 제품을 쓴다. 이 방식의 안전은 그 곰팡이가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라는 데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