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 육수 온도는 왜 60도일까

다시는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국물처럼 보인다. 말린 다시마 한 조각과 물, 그리고 끝내 끓지 않는 약한 불이 전부인데, 그 절제가 곧 이 국물의 기술이라 어느 대목 하나 대충 넘어가도 되는 자리가 없다. 다시마 육수 온도는 왜 하필 60도일까.
왜 하필 다시마인가
다시마가 다시의 자리를 차지한 이유는 기술의 재간이 아니라 순전한 양의 문제인데, 다른 재료가 향이나 몸통을 보태는 동안 다시마가 들고 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다시마는 높은 유리 글루탐산 함량 덕분에 다시 국물에서 귀하게 쓰인다.1
이 평판이 막연하지 않다는 게 다시마의 특별한 점인데, 대개의 감칠맛 재료가 깊이라는 인상만으로 거래되는 것과 달리 다시마는 저울에 올려 숫자로 못 박을 수 있고 그 숫자가 유별나게 크다.
곤부 다시마는 유리 글루탐산 농도가 유별나게 높아 100그램당 약 1,200~3,400밀리그램에 이르며, 이 때문에 다시에서 주된 글루탐산 공급원이 된다.2
온도가 곧 기술이다
뽑아낼 글루탐산이 그만큼 많은데도 전통 방식은 몰아치는 쪽을 고르지 않았다. 끓이기는 그 도구가 아니었다.
전통 다시는 곤부를 끓이지 않고 약 60도의 물에 한 시간 우려내는데, 이는 유리 글루탐산을 끓는점 아래에서 조절해 추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문헌에 기록된 추출 조건 하나이고, 전통 방식에는 찬물 밤샘 침출과 끓기 직전에 짧게 우리는 방법도 있다.3
낮고 느린 우림은 소심해서가 아니라 의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고, 한 시간이라는 시간도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그동안 실제로 일이 진행된다. 다시의 나머지 절반은 그다음에 무엇을 넣느냐에 달려 있다.
둘이 만나면 곱해진다
다시마 하나로도 국물은 충분히 감칠맛이 난다. 여기에 두 번째 재료가 들어가는 순간 국물은 단음에서 벗어나 한 요리 세계의 뼈대가 되는데, 대체 무엇을 넣었길래 둘의 합보다 훨씬 커질까.
일본 다시는 글루탐산이 풍부한 다시마와 이노신산이 풍부한 가쓰오부시를 결합해 상승적 감칠맛을 낸다.4
그 효과가 얼마나 큰지는 정확히 말해 둘 값어치가 있다. 종에 따라 같지도 않다.
사람에서는 글루탐산 용액에 이노신산을 더하면 감칠맛 강도가 약 8배로 커지는 반면 쥐에서는 신경 반응이 약 1.7배로 커지며, 이 곱셈적 시너지가 글루탐산이 풍부한 곤부와 이노신산이 풍부한 가쓰오부시를 짝지은 다시의 바탕이다. 8배와 1.7배라는 수치는 특정 글루탐산과 이노신산 농도에서 측정된 값이고, 시너지의 크기는 둘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5
- 다시마는 끓이지 말고 약 60도의 물에 한 시간쯤 우려, 글루탐산을 부드럽게 뽑아낸다.
- 다시마 우림은 끓기 직전에서 멈춘다. 전통 방식은 끓는점 아래에서 조절한 우림이지 팔팔 끓이는 게 아니다.
- 다시마를 가쓰오부시 같은 이노신산 공급원과 짝지어, 아미노산과 뉴클레오타이드가 단순히 더해지지 않고 곱해지게 한다.
- 짝지은 다시는 어느 한쪽만일 때보다 훨씬 감칠맛 나게 느껴진다. 숫자가 말하는 시너지의 실제 얼굴이다.
- 글루탐산 바탕이 필요할 때 다시마를 집고, 두 번째 재료가 그 곱셈을 여는 이노신산을 대게 한다. 그렇게 뽑은 국물은 한 숟갈만 떠먹어도 입안이 꽉 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