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은 왜 버터와 맞을까, 말리면 감칠맛은 더 깊어질까

버섯을 볶을 때 거의 모든 요리사가 반사적으로 버터에 손을 뻗는데, 팬에서 피어오르는 향만 맡아도 그 선택이 옳았다는 걸 안다. 다만 이 습관에는 질문이 둘 숨어 있다. 버터와 버섯은 왜 유독 잘 맞을까, 그리고 감칠맛을 끝까지 끌어올리려면 생버섯보다 말린 버섯이 나을까.
버터와 버섯을 잇는 향의 논리
요리사들 사이에서 오래 통하던 직관에 이제 이름과 메커니즘이 붙었다.
지배적인 향 성분을 공유하는 식재료는 잘 어울린다고 여겨지며, 이는 서로 다른 요리를 잇는 데 쓰이는 원리다.1
버터는 발효 유지방 특유의 고소하고 로스팅된 향을 지니는데, 볶은 버섯의 향과 같은 계열에 놓인다는 관찰도 자주 나온다. 다만 버터가 정확히 어떤 조리학적 경로를 거치는지, 이를테면 향 성분을 얼마나 더 잘 녹여내는지, 볶는 동안 마이야르 반응을 얼마나 더 밀어붙이는지를 버섯에 한정해 직접 비교한 근거는 코퍼스에 아직 없다. 이 대목은 원리에서 끌어낸 가설로 남겨 두고, 더 단단한 근거가 있는 자리로 넘어간다.
말린 버섯이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이유
여기서부터는 근거가 뚜렷하다. 말리는 과정이 버섯의 화학을 꽤 크게 바꿔 놓는다.
버섯을 말리면 구아닐산 함량이 농축되고 증가해 감칠맛이 깊어진다.2
또 다른 감칠맛 뉴클레오타이드인 구아닐산은 말린 표고버섯 같은 건조 버섯에 특히 풍부하다.3
구아닐산은 가장 강력한 감칠맛 물질 중 하나로 꼽히니, 특정 버섯을 말렸을 때 감칠맛이 유독 짙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데 버섯에는 글루탐산도 함께 들어 있다.
유리 글루탐산은 감칠맛이라는 기본 맛의 주된 원천이다.4
말린 버섯 한 조각은 그렇게 감칠맛의 두 축을 동시에 쌓아 올리는데, 이 둘은 따로 있을 때보다 함께일 때 훨씬 세게 작동한다.
글루탐산은 뉴클레오타이드 이노신산과 결합하면 각각일 때보다 훨씬 강한 상승적 감칠맛을 낸다.5
말린 버섯이 육수나 절인 햄처럼 다른 감칠맛 재료와 만나면 이 시너지 덕분에 감칠맛이 배가될 여지가 크다는 뜻인데, 이 대목은 직접 확인해 볼 만하다. 팬 두 개면 된다.
- 말린 표고버섯 등을 따뜻한 물에 부드러워질 때까지 불린 뒤 물기를 꼭 짜 팬에서 김이 오르지 않게 한다. 물기가 조금 남아도 팬을 조금 더 두면 날아간다.
- 불린 말린 버섯과 생버섯을 같은 무게로, 같은 양의 버터에 같은 간으로 각각 볶는다.
- 두 결과물을 나란히 맛보며 감칠맛의 깊이와 전체적인 풍미를 비교한다.
- 말린 버섯 쪽이 버터와 함께일 때 눈에 띄게 더 진한 감칠맛을 내는지 기록한다.
- 육수나 절인 햄처럼 이노신산이 풍부한 재료를 소량 더해, 글루탐산과 이노신산의 시너지가 실제로 체감되는지 확인한다. 그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팬 두 개의 차이가 한꺼번에 온다.
이 글의 근거
- 1. 공유된 향으로 페어링하기 · Flavor network and the principles of food pairing ↩
- 2. 말린 버섯, 더 강한 감칠맛 ↩
- 3. 구아닐산은 건조 버섯에 풍부하다 ↩
- 4. 글루탐산이 곧 감칠맛 · Pottier et al., *Ribonucleotides differentially modulate oral glutamate detection thresholds* · Molecular mechanism for the umami taste synergism ↩
- 5. 감칠맛 상승효과: 글루탐산과 이노신산 · Pottier et al., *Ribonucleotides differentially modulate oral glutamate detection thresholds* · Molecular mechanism for the umami taste synergism ↩
외부 링크가 없는 사실은 R&Dish가 검수한 코퍼스(교과서 수준의 식품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