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썰면 왜 눈물이 날까, 그리고 덜 흘리며 써는 법

흰 도마 위에서 셰프 나이프로 샬롯을 써는 요리사의 두 손
사진: Jesus Cabrera / Pexels (Pexels License)

도마 위에 통째로 놓인 양파는 냄새도 없고 눈에도 무해해서, 부엌을 가로질러 옮기고 껍질을 벗겨 도마에 얹는 동안까지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매운 기운은 칼이 들어간 뒤에야 찾아온다. 멀쩡하던 양파와 눈을 찌르는 양파 사이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다행히 눈물이 화학의 문제라면 해법도 화학에서 나오고, 할머니가 장담하던 요령들도 실은 그 반응의 한 대목을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칼을 대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없다

멀쩡한 통양파에는 눈물을 자아낼 장치가 없고, 눈을 찌르는 물질은 아직 그 안 어디에도 만들어져 있지 않아서 어딘가에서 조립되어야 한다. 칼이 지나간 자리에서 깨어나는 것이 무엇일까.

양파를 자르면 효소가 방출되어 눈을 자극하는 휘발성 황화합물이 생성된다.1

여기서 붙들어 둘 낱말은 효소와 휘발성, 딱 두 개다. 효소는 세포가 터져 열린 뒤에야 일을 시작하니 통째의 양파는 잠잠하고 잘게 다진 양파만 사납게 구는 것이고, 휘발성이라는 말은 그 산물이 도마에 얌전히 머물지 않고 얼굴 쪽으로 떠오른다는 뜻이다. 이 둘만 쥐고 있으면 해법은 거의 저절로 떠오른다. 깨질 때까지 화학을 잠가 두는 재료가 양파만인 것도 아니어서, 마늘도 놀랍도록 닮은 수를 쓴다.

마늘을 으깨면 효소가 활성화되어 매운 향의 원천인 알리신이 생성된다.2

두 경우 모두 매운 자극도 향도 통째의 채소 안에 미리 들어앉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효소를 깨우고 효소가 칼을 댄 바로 그 자리에서 그제야 만들어 낸다. 공략할 길도 그래서 둘로 갈린다. 반응을 늦춰 자극 물질을 덜 만들게 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것을 눈에 닿기 전에 떨어뜨리거나 둘 중 하나인데, 아래 단계도 그 두 갈래를 따라 말끔히 나뉜다.

눈물을 덜며 썰기

아래 어느 단계도 반응을 아예 멈추지는 못하는 대신, 저마다 반응을 늦추거나 이미 떠오른 화합물을 얼굴에서 멀리 실어 간다. 완벽한 한 수가 없어서 여러 개가 나란히 놓인다.

이 글의 근거
  1. 1. 양파가 눈물을 부르는 이유
  2. 2. 으깬 마늘이 알리신을 만든다

외부 링크가 없는 사실은 R&Dish가 검수한 코퍼스(교과서 수준의 식품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