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추와 소주의 감압 증류: 압력이 향을 가르는 법

증류소 벽을 따라 늘어선 작은 구리 단식 증류기와 그 아래 유리 담금병
사진: Fotografías de El Puerto de Santa María / Pexels (Pexels License)

쌀로 빚은 두 술을 나란히 따라 놓고 코를 대 보면, 같은 바탕에서 나왔는데도 하나는 흙내와 곡물향을 풍기고 다른 하나는 맑고 과일향으로 읽힌다. 대체 어디서 갈린 걸까. 쇼추와 소주의 세계에서 그 갈림은 흔히 증류기의 레버 하나, 증류 압력으로 좁혀지는데, 감압 증류는 그 압력을 평소의 대기 아래로 끌어내리고 만드는 이가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향이 아주 다른 두 세계 사이를 오간다.

잔 속의 두 향

발효는 에탄올만 남기고 손을 털지 않는다. 거친 고급 알코올 한 계열과 향기로운 에스터 한 계열이 함께 남고, 완성된 술의 성격은 그 둘이 어디서 균형을 잡느냐에 달린다.

퓨젤 알코올이라 불리는 고급 알코올은 효모의 아미노산 대사로 발효 중 생성되며 거칠고 용매 같은 맛을 낸다.1

균형의 반대편에는 술을 용매가 아니라 과일과 꽃 냄새 쪽으로 끌고 가는 성분이 앉아 있다.

에스터는 발효와 숙성 중 산과 알코올이 반응해 형성되며, 술에 과일 향과 꽃 향을 준다.2

압력이 균형을 옮기는 법

증류기의 압력을 낮추면 넘어오는 성분의 얼굴이 달라지는데, 가장 먼저 반응하는 쪽이 거친 알코올이다. 만드는 이가 압력을 끌어내릴수록 이들이 올라오고, 지나치게 내려가면 술이 날카로워지는 경향이 있다.

쌀을 원료로 한 증류주의 감압 증류에서 이소부탄올이나 이소아밀알코올 같은 분지쇄 퓨젤 알코올은 증류 압력과 음의 상관을 보여 압력을 낮출수록 증가하며, 압력을 약 0.2에서 0.4 atm까지 지나치게 낮추면 용매성 잡미가 도드라지는 경향이 있다.3

레버는 무작정 낮을수록 좋은 게 아니다. 그 아주 낮은 압력 위에 중간 띠가 하나 있어서, 거기서는 술의 향기로운 쪽이 대신 앞으로 걸어 나온다.

쌀을 원료로 한 증류주의 감압 증류에서 약 0.6에서 0.8 atm의 압력 창은 에스터 생성과 꽃·과일·단 향 프로파일에 유리하며, 용매성 분지쇄 알코올이 우세해지는 더 낮은 압력대보다 위에 있다.4

미세 조정에서 한 걸음 물러나 보면 증류법을 무엇으로 고르느냐가 이미 큰 성격을 정해 놓는데, 상압으로 내린 병과 감압으로 내린 병이 소주 코너에서 그토록 다르게 읽히는 것도 그래서다.

한국 소주에서는 증류법이 향 프로파일을 좌우한다. 상압 증류는 곡물과 보리 뉘앙스를 띤 흙내와 효모취를 내고, 감압 진공 증류는 과일향과 단 향을 낸다.5

잔 속에서 압력을 읽기

집에서 증류기를 돌릴 수는 없다. 그래도 레버가 일한 결과는 잔 안에서 맛볼 수 있으니, 압력을 두 향 계열 사이에 걸린 다이얼로 여기고 병에서 병으로 따라가 본다.

이 글의 근거
  1. 1. 퓨젤 알코올: 거친 고급 알코올
  2. 2. 에스터: 과일 향과 꽃 향
  3. 3. 감압 증류: 낮은 압력이 퓨젤 알코올을 높인다
  4. 4. 감압 증류: 에스터에 유리한 압력 창
  5. 5. 소주 증류법: 상압 흙내 대 감압 과일향

외부 링크가 없는 사실은 R&Dish가 검수한 코퍼스(교과서 수준의 식품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